사고의 결말.

한 친구가 있다.
여자아이인데, 쾌활하고 밝은 그런 아이였다.

어제 새벽, 남자친구와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그 아이는,
차선변경시 뒤쪽에서 달려온 차량에 충돌하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운전자였던 남자친구는 크게 입은 부상없이 약간의 타박상정도였지만
뒷자석에 앉아 헬멧같은 기본 보호장구도 없이 차와 맞부닥쳤던 친구는 혼수상태에 빠질만큼 위독했다.

위에 정황이 실제로 저런지는 알지 못한다.
단지 주위의 얘기를 종합해서 나온 결과일뿐이다.

내가 병원에 도착하였을때는
이미 투여중이던 약들을 중단하였고, 산소 마스크 제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게다가 중환자실이어서 면회도 하지 못하였다.

그 친구와 처음 만났을때 알게 되어 같이 친해진 동생은
전화상으로도 울먹이는 목소리였고, 사고 발생하기전, 불과 세시간전에 통화를 했다며
그 때 나가서 만나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병원에 도착하여 만났을때도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었다.

난 평상심을 유지하며 나까지 울고불고 할수 없어서
아무렇지 않은듯, 내일이면 일어날거야 라고 말했지만
병원에 도착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이미 퇴원하여 집에 갔다는 그 남자친구가 어찌 그럴수 있나 라는 생각이었다.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었지만 본인이 받지않고 그 사람의 누나 되시는 분이 받았다.
동생은 아직 치료중이라고 집에 오지 않았다고.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했다.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입원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다른 병원이란 말인가?
다시 전화해서 물어보니 왜 그러시냐고 누구시냐는 얘기가 나와서 친구라고 얘기하고
지금 애가 어느 상태인지 아시는가 모르겠지만 지금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얘기까지
나왔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것 아니냐고. 퇴원까지 할수 있을정도면.
하지만 이쪽 아버님이 보기도 싫다고 가버리라고 해서 그 자리에 없는 것이며
본인도 당사자이기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힘든건 당연하다. 그 누구보다도 힘들거란 사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과 통보만 기다리는건 너무 하지 않을까?
무면허에다가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게다가 그 아이는 헬멧조차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 애의 병실앞에서 부모님에게 무뤂 꿇고서라도 빌며 암만 보기 싫다고 가라고 하더라도
그 앞을 지켜야 하는거 아닌가?

사고 발생하기전에 둘이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중요시 해야하는 건 이렇게 되어버린 결과이니까.

정말이지 남녀의 연애 관계가 가벼워졌다지만,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이런 시점에서는 자신이 내뱉은 말에 합당한 책임이 필요하고
그에 걸맞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이 일에 얽매여 살라는 말은 절대 못하겠다. 다시는 다른 여자 사귀지 말라는 소리도.
하지만 자신의 여자친구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한 책임만은 자신이 확실하게 책임져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난 지금 병실에 누워 이 세상과 맞잡은 손을 언제 놓을지 모르는 그 아이가 너무 안타까울뿐이다.

by 마아아 | 2007/07/16 01:54 | l i f 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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